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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PER 격차, 한국 수혜주)

by 억대연봉 2026. 5. 14.

미중 정상회담 뉴스가 나올 때마다 시선이 자동으로 "미국이 뭘 얻었나"로 향하지 않으셨습니까? 저도 오랫동안 그랬습니다. 그리고 그 시선 때문에 꽤 비싼 수업료를 낸 적이 있습니다.

미국이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던 시기에 저는 한국 반도체 비중을 줄였습니다. 당연히 미국의 규제가 한국 수출에도 악재라고 봤으니까요. 그런데 중국은 그 직후 자체 AI 인프라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렸고, 그 AI 칩 위에 올라가는 HBM 수요가 오히려 터졌습니다. 한국 메모리가 양방향으로 수혜를 받는 구조였는데 저는 한쪽 문만 보고 있었던 겁니다.

미중 정상회담
미중 정상회담

팩트: 시진핑의 계산과 한국으로 흐르는 돈

이번 회담에서 주목할 장면이 있었습니다. 젠슨 황, 팀 쿡, 일런 머스크가 정상회담 회의실에 직접 들어갔습니다. 보통 기업인이 정상회담 테이블에 앉는 법은 없는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외교가 아니라 비즈니스 딜이 핵심이라는 걸 양쪽 모두 공개적으로 인정한 셈입니다.

그런데 시진핑의 속내는 단순한 화해가 아닙니다. 인민일보는 회담 전 "오늘의 중미 대화는 더 평등하다"고 선언했습니다. 과거 트럼프 첫 방중 때 자금성 만찬으로 최고의 예우를 베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명나라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단(天壇)에서 회담을 열었습니다. 중국 현지 보도는 이를 '양강이 세계 질서를 함께 논하는 자리'로 해석했습니다. 중국이 스스로를 미국과 대등한 위치로 격상시킨 의도적인 연출이었습니다.

핵심은 이란 전쟁이 판을 바꿔 놓았다는 점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3개월 넘게 봉쇄되면서 미국은 이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해 중국의 대이란 영향력이 필요한 상황이 됐습니다. 여기서 호르무즈 해협이란 페르시아만에서 외부로 이어지는 좁은 바닷길로,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통로입니다. 이 길이 막히면 원유 가격과 글로벌 공급망 전체가 흔들립니다. 미국이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처지가 됐으니, 시진핑 입장에서는 협상 레버리지가 크게 높아진 겁니다.

이 구도에서 중국이 내미는 선물 포장이 바로 보잉 항공기 구매, 대두 수입 확대, 미국산 LNG 직항 재개입니다. 그 대가로 AI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와 대만 문제에서 실속을 챙기려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한국으로 흘러오는 돈의 경로가 생깁니다.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보잉 600대 확정 →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기체 구조물·착륙 장치 부품 수주 증가
  • 희토류 유예 연장 → 한국 반도체 장비·소재 업체 원자재 수급 안정
  • 중국 AI 자급화 가속 → SK하이닉스·삼성전자 HBM 양방향 수요 확대
  • 미국산 LNG 직항 재개 → 한국 조선 3사 LNG 운반선 수요 구조적 증가

여기서 HBM이란 High Bandwidth Memory의 약자로, 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아 초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도록 만든 고성능 메모리입니다. AI 연산에 필수적인 부품인데, 전 세계 생산의 75~90%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담당하고 있습니다(출처: 블룸버그). 중국이 자체 AI 칩을 만들어도 그 위에 얹히는 HBM은 결국 한국에서 사야 하는 구조입니다. 레시피가 바뀌어도 핵심 식재료 공급처는 그대로인 셈입니다.

의견: PER 격차가 좁혀지는 시나리오, 그리고 제가 조심하는 것

제가 이번 분석에서 가장 설득력 있다고 느낀 부분은 한국 반도체의 선행 PER 격차 이야기입니다. 선행 PER이란 주가수익비율(Price-to-Earnings Ratio)의 한 종류로, 현재 주가를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쉽게 말해 "이 기업의 미래 이익 대비 지금 주가가 얼마나 비싸거나 싼가"를 나타냅니다. 현재 한국 반도체의 선행 PER은 약 7배 수준인데, 글로벌 반도체 평균이 15~20배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할인 상태입니다. 이 할인의 상당 부분이 미중 갈등에서 비롯된 불확실성 프리미엄이라는 분석입니다. 만약 무역 위원회가 출범하고 대화 채널이 열리면, 이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PER이 7배에서 10배로만 올라도 주가는 지금보다 40% 이상 상승하는 계산이 나옵니다.

솔직히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한국 반도체가 이렇게까지 눌려 있다는 걸 숫자로 확인하고 나서야 '지금이 오히려 기회 구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저는 여기서 냉정하게 제동을 겁니다. 9년 전 트럼프 첫 방중 때도 자금성 만찬에 보잉 300대 계약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직후 무역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이번에도 화려한 사진만 찍고 실질 합의는 없는 이른바 '포토 딜'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출처: 미국외교협회(CFR)). 또 하나, 중국의 선택적 이행 리스크도 큽니다. 작년 10월 희토류 유예 합의 이후에도 핵심 중희토류 수출은 여전히 50% 감소 상태입니다. 합의문 제목보다 실제 세관 통계 데이터가 진짜 팩트라는 점을 제 경험상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보고 있는 세 가지 확인 포인트는 이렇습니다.

  1. 보잉 600대 계약의 공동 발표문 포함 여부
  2. 11월 만료 예정인 희토류 유예 연장 공식화 여부
  3. 미중 무역 위원회 출범 여부

이 세 가지가 순서대로 나오면 한국 시장의 멀티섹터 랠리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나라도 빠지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습니다.

결국 이번 회담을 보면서 저는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같은 사건을 두 시선으로 동시에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요. 미국이 무엇을 막느냐만 보면 수혜 범위가 좁아지지만, 중국이 무엇을 사느냐까지 함께 보면 항공 부품에서 조선까지 그림이 넓어집니다. 지금 당장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세 가지 확인 포인트를 하나씩 체크하면서 분할 대응하는 전략이 제 기준에서는 가장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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