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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자 (밸류에이션, 금리신호, 대응전략)

by 억대연봉 2026. 5. 18.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작년 8월 엔캐리 청산 충격 때 손절하지 못했습니다. 하루 만에 8% 넘게 빠지는 걸 보면서 무릎이 풀렸는데, 그게 결과적으로는 최선의 선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SK하이닉스가 196만 원, 삼성전자가 29만 6,000원대 사상 최고가를 찍는 걸 보면서 "버티길 잘했다"고 생각했죠. 문제는 그 안도감이 욕심을 불렀다는 겁니다. 신용까지 살짝 끌어다 추가 매수했고, 지난주 금요일 장중에 8~9% 빠지는 걸 보면서 다시 식은땀을 흘렸습니다.

밸류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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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 재평가,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요즘 월가 일부에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을 경기 순환 사이클주가 아닌 구조적 성장주로 다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핵심 근거는 LTA(Long-Term Agreement), 즉 장기 공급 계약입니다. LTA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3~5년치 메모리 물량을 미리 계약하는 방식으로, 이 계약이 체결되면 기업 실적의 가시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쉽게 말해, 앞으로 몇 년치 매출이 이미 예약된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저도 이 논리를 들었을 때 솔직히 솔깃했습니다. 과거 TSMC가 애플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PER(주가수익비율) 17배까지 인정받았던 선례도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재 PER이 한 자리 수에 머물고 있다는 점도 분명 매력적입니다. PER이란 현재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투자자가 이익 1원을 얻기 위해 얼마를 지불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춰야 할 데이터가 있습니다. 현재 시장 컨센서스를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27년까지 20~30% 추가 성장이 예상되지만, 2028년 전망치는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서 있습니다. 순환성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셀사이드(증권사 리서치 부서)는 구조적 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바이사이드(실제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는 조용히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지분율 추이에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금리 신호, 2007년 패턴과 닮았다

지금 금리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을 텐데, 저는 그 불안이 근거 없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5%를 돌파한 데 이어 현재 4.6%대까지 올라왔고,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4%를 넘어서며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국채 금리란 정부가 발행한 채권에 시장이 요구하는 이자율로, 이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돈 빌리는 비용이 높아진다는 의미이자, 주식 등 위험자산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진다는 신호입니다. 특히 많은 전문가들이 경계하는 지점은 4.7% 선입니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기 약 5개월 전, 미국 10년물 금리가 4.5~4.7% 구간을 통과했다는 역사적 패턴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 구간에 다시 진입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유가까지 WTI 기준 103달러, 브렌트유 111달러 선을 넘어섰습니다.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부담은 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를 완전히 꺾어 놓았고, 오히려 금리 인상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구조적인 재정적자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다는 점도 국채 금리를 위로 누르는 요인입니다(출처: 미국 재무부).

엔캐리 청산 리스크, 작년 8월을 기억하는 이유

일본 장기 금리 급등이 왜 우리 증시에 위협이 되는지 모르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엔캐리 트레이드란 일본의 초저금리 환경에서 엔화를 빌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입니다. 일본 기관 투자자들이 해외에 운용 중인 자산 규모가 약 7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경 5,0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 금리가 오르면 이 자금이 수익이 더 높아진 일본 국내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해외 자산이 기계적으로 매각되는데, 제가 직접 경험했듯이 작년 8월 단 며칠 만에 우리 증시가 8% 이상 폭락한 게 바로 그 충격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일부 펀드 청산으로 인한 매도 압력만으로도 그 정도였는데, 7조 달러 규모의 자금이 서서히 빠져나간다면 충격은 더 길고 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4년 8월 코스피와 코스닥은 단기간에 급락했다가 회복했는데, 당시 국내 증시의 낙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컸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우리 시장이 리스크 오프(위험 회피) 상황에서 가장 먼저 매도 버튼이 눌리는 시장이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것이고, 이번에도 외국인이 8거래일 연속 조 단위 순매도를 이어가는 흐름이 그것을 다시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지금 시장에서 살아남는 대응 전략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는 사람마다 의견이 갈립니다. "조정 때마다 저가 매수하면 된다"는 분들도 분명 있는데, 저는 그게 종목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장의 핵심 구도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PER 한 자리 수대로 이익 대비 저평가 구간이고, 조정 시 매수 세력이 두텁게 받쳐주는 구조
  • 반면 반도체 외 업종은 내러티브(기대감)로 PER 20-40배까지 올라간 종목들이 다수
  • 외국인이 이탈하는 국면에서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는 고PER 종목은 하방 지지선이 없음
  • 노조의 영업이익 15-30% 요구가 전 업종으로 확산될 경우, 지수 700-1,000포인트 감소 효과 발생 가능

제 경험상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합니다. 신용을 쓴 상태에서 하루 8~9% 변동성을 맞으면 체감 손실은 그 두 배가 됩니다. 저는 이번 주에 신용분을 정리하고 현금 비중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15% 빠진 가격에서도 자신 있게 살 수 있는 종목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는 것이 가장 좋은 기준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보유를 이어가도 되고, 그렇지 않다면 이미 레버리지 구조로 들어간 겁니다.

정부가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을 드라이브하는 방향과 노조가 이익을 대규모로 가져가는 방향은 서로 충돌합니다. 이 협상 결과에 따라 코스피 전반의 리레이팅(가치 재평가 상승)이 디레이팅(가치 재평가 하락)으로 뒤집힐 수 있다는 점도 지켜봐야 할 변수입니다.

결국 지금 같은 변동성 구간에서 중요한 건 단 두 가지입니다. 이익이 실제로 나오는 종목에 있어야 하고, 신용 없이 버틸 수 있는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이 원칙을 지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걸 저는 지난주 금요일에 또 한 번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금리가 임계치에 다가오는 지금, 화려한 내러티브보다 단단한 이익을 보유한 종목이 다음 충격을 버텨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cefHw2U1oV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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